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살아가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어디에 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 날들이 많죠. 시간관리는 단순히 스케줄을 꽉 채우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과감히 내려놓는 판단의 기술이자 삶의 방향을 정하는 철학입니다.
이런 시간에 대한 태도는 책보다 영화를 통해 더 깊이 체감될 때가 많습니다. 어떤 인물이 자신의 하루를 어떻게 쪼개고, 어디에 몰입하며, 어떤 습관을 만들어내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자신의 삶과 시간을 돌아보게 되죠. 이번 글에서는 ‘시간관리’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그 핵심 요소인 우선순위, 몰입, 습관을 다룬 영화 네 편을 소개합니다. 이전에 많이 언급된 영화들은 제외하고, 신선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작품들만 선별했어요.
우선순위 사고로 핵심에만 집중하는 기술 《스티브 잡스 (Steve Jobs, 2015)》
이 영화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삶 중 단 세 번의 제품 발표회 직전 40분만을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전기를 담은 영화라기보단, 잡스라는 인물이 ‘결정의 순간’에 어떻게 시간과 에너지를 배분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잡스는 불필요한 것에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대화, 회의, 감정 표현조차도 오직 결과와 연결되는 방향으로만 사용합니다. 그는 "집중이란 수많은 좋은 아이디어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라 정의하죠. 이는 단순한 시간절약이 아니라, 진짜 중요한 하나에 몰입하기 위해 나머지를 포기하는 우선순위 사고입니다.
이 영화를 본 후, 저도 매일 아침 ‘오늘 가장 중요한 하나’를 정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뒤로 미루는 연습을 해봤습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오히려 성취감과 집중력이 올라갔어요. 시간관리의 핵심은 ‘덜 하는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몰입은 환경이 설계하는 것 《러브 앤 머시 (Love & Mercy, 2014)》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천재적인 창작자였던 그가 어떻게 몰입하고, 또 그 몰입이 무너지면서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를 보여줍니다. 젊은 시절의 그는 사운드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며칠씩 틀어박혀 실험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가족, 팀, 정신적인 문제 등 외부 환경이 무너지면서 그는 더 이상 창작에 몰입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몰입은 개인의 의지보다 환경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것. 브라이언은 물리적 공간, 주변 사람, 시간의 구조를 창작에 맞게 설계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균형이 깨졌을 때 몰입력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나도 몰입하지 못할 때, 나약한 의지를 탓하기보다 ‘내 환경이 몰입을 방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본 후엔 작업 시간대, 음악, 공간 등을 스스로에게 맞게 조정해보며 작은 변화의 가능성을 느꼈어요.
습관은 의지가 아닌 시스템으로 만든다 《줄리 & 줄리아 (Julie & Julia, 2009)》
줄리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의 레시피 524개를 365일 동안 완성하겠다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그녀는 매일 퇴근 후 요리하고, 블로그에 기록하며, 삶의 의욕을 회복합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작은 목표를 실천하는 모습은 습관이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 깊은 건 줄리가 천재도, 특별한 사람도 아니란 점입니다. 그냥 지친 하루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이었죠. 하지만 그가 만든 ‘매일 요리하고 기록하기’라는 작은 루틴이 점점 커다란 변화로 이어집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대부분 ‘습관의 설계’가 없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하루 15분씩 블로그에 글을 쓰는 습관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포트폴리오가 되고, 기회가 되었습니다. 큰 결심보다 반복 가능한 작은 구조가 훨씬 강하다는 걸 이 영화는 말해줍니다.
시간관리 중 비움의 기술을 알려주는 영화 《미니멀리즘: 더 중요한 것을 위한 시간 (Minimalism, 2016)》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인 이 작품은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삶의 구조와 시간을 재설계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과거엔 바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시간에 쫓기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소비와 일정을 줄이고, 관계를 정리하면서 삶의 본질을 다시 회복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의 하루를 차지하고 있는 일들은 정말 당신 삶에 필요한가요?"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디지털, 감정, 인간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정리는 시간을 단순히 확보하는 것을 넘어, 정신적인 여백과 몰입의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본 후 스마트폰의 모든 알림을 끄고,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반으로 줄였습니다. 별것 아닌 변화였지만, 작업에 몰입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훨씬 아낄 수 있었어요.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싶다면, 먼저 주변을 비워보세요.
시간을 설계하는 네 가지 영화적 관점
시간을 잘 쓴다는 건, 많은 일을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시간을 쓰는 것이죠. 위의 네 작품은 각각 시간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공합니다.
- 《스티브 잡스》는 우선순위의 선택을,
- 《러브 앤 머시》는 몰입 환경 설계를,
- 《줄리 & 줄리아》는 작은 습관의 누적,
- 《미니멀리즘》은 비움의 효용을 말하죠.
여러분은 오늘 시간을 어디에 썼나요? 그 시간은 정말 여러분이 원하는 삶과 연결돼 있나요? 시간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선택과 반복입니다. 이 영화들을 통해 다시 한 번, 당신의 시간과 삶의 방향을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